
송정수 CEO
주방의 표준을 다시 쓴다 — 5년 뒤, 우리가 만든 표준에서 시작될 거예요
주방의 표준을 다시 쓴다 — 5년 뒤, 우리가 만든 표준에서 시작될 거예요
“5년 뒤 한국의 주방이 지금이랑 똑같이 생겼을까요? 아닐 거예요. 그리고 그 변화의 한복판에서 일하는 경험은 흔치 않아요.”

리피즈의 시작이자 가장 큰 그림을 그리는 사람. 한 명의 자영업자도 새벽까지 고된 노동을 하지 않아도 되는 주방, 그게 송정수 CEO가 그리는 그림입니다.
Q.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주식회사 리피즈의 송정수 CEO입니다.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를 나왔고, 인바디 미래연구실, 루아랩 CTO, 래비노 제품개발 팀장을 거쳐 리피즈를 창업했어요. RnD와 제품 개발 PM 경력이 3년차였고요. 재밌는 건 제가 조주기능사 자격증도 있다는 거예요. 엔지니어가 술 만드는 법을 모르면 진짜 음료 자동화 로봇은 못 만든다고 생각해서, 자격증부터 땄어요. (웃음)
Q. 리피즈에서 어떤 일을 하시나요?
회사 전체의 방향성과 속도를 정하는 일이에요. 어떤 제품을 언제 출시할지, 어떤 시장에 먼저 진입할지, 누구와 손을 잡을지. 지금 토스플레이스와 협업을 진행 중이고, 풀무원과는 인천공항 스카이허브 라운지 공급을 시작으로 프리미엄 리조트와 골프장까지 확장 중이에요. 이런 큰 의사결정들이 제 자리에서 시작됩니다.
또 하나는 자원 배분이에요. 우리는 아직 스타트업이라 자원이 한정적이거든요. 어디에 돈을 쓰고, 누구를 뽑고, 어디에 시간을 쓸지를 정하는 게 진짜 중요해요. 한 번 잘못 쓰면 회사가 6개월 뒤에 사라질 수도 있는 게 스타트업이니까요. 마지막으로는 외부 커뮤니케이션 — 투자자, 파트너사, 프랜차이즈, 정부 기관, 학계까지. 회사 바깥의 모든 이해관계자와 이야기하는 일이에요.
Q. 리피즈를 창업하신 계기가 궁금해요.
사실 처음부터 "주방 자동화"가 아니었어요. 인바디와 루아랩에서 제품 개발을 하면서, 한국 자영업자들이 진짜 힘든 구조에 갇혀 있다는 걸 계속 봤어요. 운영비의 51.5%가 인건비예요. 절반이 넘는 거죠. 그런데 기존 주방 자동화 로봇은 8천만 원이 넘고, 한 잔 만드는 데 1분이 걸리고, 자주 고장 났어요. 그러니까 도입률이 0.2%밖에 안 됐던 거예요.
"이건 누가 봐도 풀어야 할 문제인데, 왜 아무도 제대로 못 풀고 있지?"라는 질문에서 시작했어요. 그리고 풀어보니까, 답은 클라우드 로보틱스였어요. 비싸고 큰 로봇 한 대를 매장에 박는 게 아니라, 싸고 작은 로봇을 클라우드로 연결해서 협업시키는 거. 그게 우리가 가는 방향이에요.
Q. 1년 만에 매장이 폭발적으로 늘었어요. 그 사이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요?
풀무원이 우리 바텐더 로봇을 인천공항 스카이허브 라운지에 도입했을 때예요. 처음에 미팅하러 갔을 때만 해도 "스타트업 제품을 라운지에 넣는다고?" 하는 분위기였어요. 그런데 데모를 보시더니 바로 "다음 단계로 가시죠"가 됐어요.
그 도입이 의미가 컸던 건, 풀무원이라는 검증된 운영자가 24/7 무중단으로 우리 로봇을 돌리는 환경에서 안정성을 입증한 거였거든요. 그 다음부터 리조트, 골프장, 호텔 쪽 문의가 끊이지 않더라고요. 지금 우리 누적 공급 업장이 1,400곳을 넘었어요.
Q. CEO로 일하면서 진짜 힘든 점도 있을 텐데요.
매일 정답이 없는 문제를 푸는 게 일이에요. 검색해도 안 나와요. 책에도 없어요. 우리가 만들어가는 거예요. 어떤 결정이든 결국 제가 해야 하는데, 그 결정으로 회사가 살 수도 죽을 수도 있다는 무게가 늘 있어요.
그래서 같이 고민할 동료가 정말 소중해요. 권수현 COO가 운영과 식품 R&D의 가장 까다로운 의사결정을 같이 들어주고, 강민수 개발팀장이 제품의 기술 디테일을 같이 봐주고, 임준상 매니저가 현장과 전략 양쪽을 동시에 보면서 사이사이의 미싱링크를 채워줘요. 그리고 외부 기술 자문으로 이동진 교수님(전 삼성전자 연구소장)이 깊은 기술 의사결정을 같이 봐주시고요. 다들 본인 자리에서 한 단계씩 더 나아간 일을 해주고 있어서, "혼자가 아니다"라는 감각으로 매일이 굴러가요.
Q. 어떤 분과 함께 일하고 싶으세요?
세 가지가 있어요.
숫자로 생각하는 분. "잘 될 것 같아요"가 아니라 "이 가설이 맞으면 3개월 뒤 이 지표가 이렇게 움직일 거예요"라고 말씀하시는 분이요. 우리는 매주 가설을 검증하는 회사예요.
빠르게 실패할 수 있는 분. 우리는 1년 안에 매장 1,700% 성장을 했어요. 그 말은 매주 새로운 실험을 한다는 뜻이에요. 실패가 두려워서 결정을 미루는 것보다, 작게 빨리 실패하고 다음 가설로 넘어가는 분이 잘 맞아요.
자영업자에 대한 진짜 공감이 있는 분. 우리 고객은 새벽까지 영업하시고 식구를 부양하시는 분들이에요. 이분들에게 "쿨한 기술"을 파는 게 아니라, "삶이 조금 덜 힘들어지는 도구"를 드리는 거라고 생각해요. 이 결을 이해해주시는 분이면 좋겠어요.
Q. 마지막으로, 지원을 고민하시는 분께.
5년 뒤 한국의 주방이 지금이랑 똑같이 생겼을까요? 아닐 거예요. 그리고 그 변화의 한복판에서 일하는 경험은 흔치 않아요. 리피즈는 그 변화의 시작에 있는 회사고, 우리는 지금 사람을 뽑고 있어요. 같이 만들어 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