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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수현
인터뷰2026.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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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권수현 COO 겸 식품팀장

운영의 흐름도, 잔 속의 한 모금도 모두 제 책임

운영의 흐름도, 잔 속의 한 모금도 모두 제 책임

“사장님이 새벽 2시까지 칵테일 만드시던 걸 안 하셔도 되는 거예요. 가족이랑 저녁 드실 시간이 생기는 거고요. 그 변화의 중심에 있다는 게 가장 보람 있어요.”

권수현 COO 겸 식품팀장

리피즈에서 가장 입체적인 역할을 맡고 있는 사람. 한 손에는 회사 운영 전체의 흐름, 다른 한 손에는 1,400개 매장에서 팔리는 모든 음료의 레시피가 있습니다.

Q.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리피즈 COO 겸 식품팀장 권수현이에요. 경희대 호스피탈리티 경영학 석사를 마쳤고, 식품 R&D, 조주기능사, WSET 소믈리에 국제 자격증을 가지고 있어요. F&B 업계에서 잔뼈가 굵었다고 할 수 있겠네요. 리피즈에서는 회사 운영 전반을 책임지는 COO 역할과, 모든 메뉴/베이스 R&D를 책임지는 식품팀장 역할을 같이 맡고 있어요.

Q. 한 사람이 두 역할을 한다는 게 흔하지 않은데요. 어떻게 가능한 거예요?

처음엔 저도 "이게 같이 되나?" 싶었어요. 그런데 해보니까 리피즈에서는 두 역할이 분리되면 오히려 이상해지더라고요. 우리 제품은 결국 "F&B를 자동화하는 로봇"이에요. 운영의 모든 의사결정이 음료/음식의 결과로 직결되고, 식품 R&D의 결과가 운영의 비용 구조를 결정해요. 두 영역이 사실상 한 몸이에요.

예를 들어 "베이스 한 박스의 유통기한을 7일에서 14일로 늘리자"는 식품 R&D 의사결정이, 곧바로 "물류 배송 빈도를 절반으로 줄일 수 있고, 그 결과 매장당 운영비가 X원 줄어든다"는 운영 의사결정이 돼요. 이걸 두 사람이 하면 핑퐁이 너무 길어져서, 차라리 한 사람이 둘 다 들고 있는 게 빨라요.

Q. COO로서 하는 일과 식품팀장으로서 하는 일을 좀 더 설명해 주실 수 있어요?

COO로는 매장 800곳에서 1,400곳, 그리고 곧 더 늘어날 매장 운영 전체의 흐름을 책임져요. 상담 신청 접수, 매장 분석, 로봇 설치, 베이스 배송, 원격 AS, 데이터 기반 매장 인사이트 — 이 모든 흐름이 끊기지 않게 만드는 게 일이에요. 우리는 클라우드 로보틱스 기반이라서 일반 식자재 유통 회사와 운영의 결이 좀 달라요. 실시간으로 매장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OTA로 원격 기능 개선을 하고, 데이터로 사장님께 "이 시간대에 이 메뉴 푸시하시면 매출 12% 올라요" 같은 인사이트를 드려요.

식품팀장으로는 자체 레시피 개발, 베이스 제조 설계, 28개 프랜차이즈별 메뉴 커스터마이징, 그리고 차기 카테고리 R&D를 책임져요. 자동화 설비에 최적화된 레시피라는 게 진짜 어려워요. 사람은 그날의 컨디션이나 손님 취향에 맞춰 즉흥적으로 조절하지만, 로봇은 매번 똑같이 만들어야 해요. 그 "똑같음" 안에서 "맛있음"을 구현하는 게 식품팀의 가장 큰 도전이에요. 관련해서 특허도 다수 보유하고 있어요.

Q. 가장 보람 있었던 순간이 있다면요?

매장 사장님이 "덕분에 살았어요" 하시는 순간이요. 진짜 그렇게 말씀하시거든요. 인건비 20% 절감, 매출 12% 상승이라는 숫자가 실제로는 사장님이 새벽 2시까지 칵테일 만드시던 걸 안 하셔도 된다는 뜻이에요. 가족이랑 저녁 드실 시간이 생기는 거고요.

또 식품팀장으로서는, 매장 후기에 "메뉴 너무 좋아요"라고 사진이 올라온 걸 봤을 때요. 손님은 그게 자동화 솔루션인지도 모르고 그냥 "이 가게 음료 맛있다"라고 하세요. 그게 우리 식품 R&D가 일을 잘했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예요.

Q. 두 가지 역할을 동시에 하면서 가장 힘든 점은요?

솔직히 시간이에요. 어떤 날은 오전엔 베이스 시제품 관능평가를 하고, 오후엔 매장 800곳의 운영 지표를 보면서 의사결정을 해야 하니까요. 머리 모드를 계속 전환해야 해서 처음엔 정말 힘들었어요.

지금은 팀이 잘 만들어져서 많이 나아졌어요. 각 영역에서 같이 일해주시는 분들이 정말 든든해요. 그래도 두 영역의 시너지가 필요한 가장 중요한 의사결정은 결국 제가 봐야 해서, 매주가 빠르게 흘러가요.

Q. 어떤 분과 함께 일하고 싶으세요?

식품 쪽으로는 미각에 자신 있으시고, 그 감각을 객관화할 수 있는 분. 우리는 "느낌"으로 레시피를 잡지 않아요. pH, 당도, 알코올 도수, 향기 성분까지 다 데이터로 관리해요. 조주기능사, 바리스타, 소믈리에 같은 자격이 있으시면 더 좋고, 없어도 배움에 열린 분이면 충분히 같이 할 수 있어요.

운영 쪽으로는 디테일에 강박이 있으시고, 사람을 좋아하시는 분. 운영은 99%가 디테일이에요. 베이스 한 박스가 늦게 도착해도 매장 영업이 멈춰요. 그리고 우리는 매일 사장님들과 통화해요. 결국 운영은 사람의 일이에요.

Q. 마지막으로, 한마디.

식품 R&D 하시는 분들이 스타트업에 잘 안 오시는 이유가 있어요. 보통 자원이 부족해서 제대로 된 R&D가 어렵거든요. 그런데 리피즈는 R&D가 회사의 코어예요. 운영도 마찬가지로, 800곳·1,400곳·곧 수만 곳을 운영하게 될 시스템을 0에서 만드는 경험은 다른 데서 하기 어려워요. 식품으로든 운영으로든 진짜 사업을 만들고 싶은 분이라면, 한번 얘기 나눠보고 싶어요.